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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한용운, 독립운동과 문학을 함께한 저항의 시인

by 금융지식·IT 트렌드랩 2025. 8. 5.

한용운, 독립운동과 문학을 함께한 저항의 시인

 


한용운은 독립운동과 문학을 동시에 이끌었던 대표적 인물입니다. ‘님의 침묵’으로 널리 알려진 그는 시인이자 승려, 사상가, 독립운동가로서 일제강점기 조선 민중의 고통과 저항의 목소리를 예술과 실천으로 표현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용운의 생애, 문학 세계, 그리고 독립운동에서의 역할을 중심으로 그의 삶과 사상을 조명해보겠습니다.

 


한용운

한용운, 시대의 고통을 껴안은 승려 시인

 

한용운(韓龍雲, 1879~1944)은 충청남도 홍성에서 태어났습니다. 본명은 봉완(奉玩), 법명은 용운, 아호는 만해(萬海)입니다. 그는 어린 시절 유학을 공부했으나, 25세 때 불교에 귀의하여 승려가 되었습니다. 이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선진 문물을 배우며 민족의 현실을 깊이 인식하게 되었고, 돌아와 조선불교의 개혁에 힘쓰는 동시에 민족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그의 생애에서 가장 주목되는 전환점은 1919년 3·1운동입니다. 한용운은 33인의 민족대표 중 유일한 승려로 참여하였으며, ‘조선 독립선언서’에 서명하고 총독부에 이를 전달하는 역할까지 담당했습니다. 그 결과 그는 체포되어 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는 동안 민족 해방의 사명을 더욱 확고히 했습니다.

 


 

‘님의 침묵’, 저항의 언어로 피어난 문학

 

한용운의 문학 세계는 단순한 시적 표현을 넘어선 민족 저항의 도구였습니다. 그의 대표작 『님의 침묵』은 1926년에 발표되어 당대 조선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님’은 잃어버린 연인을 뜻하는 동시에 조국, 불교, 진리 등 다양한 상징으로 해석되며, 억압받는 현실 속에서의 상실감과 그리움을 깊이 있게 담아냅니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이 시의 첫 구절은 한국 근대시사에서 가장 널리 회자되는 문장 중 하나로, 단순한 이별을 넘어 식민지 조선의 상처와 절망을 대변합니다. 한용운은 시집 전체를 통해 침묵 속에 담긴 외침, 체념 속의 저항을 문학적으로 풀어냄으로써, 시를 통한 독립운동이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했습니다.

 


 

사상가 한용운, 불교와 민족을 함께 껴안다

 

한용운은 불교계에서도 개혁적 인물로 손꼽힙니다. 그는 조선불교가 일본불교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주적인 교단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하며, 불교정화운동을 주도했습니다. 또한 ‘조선불교유신론’을 발표하여 불교의 근대화와 민중 속으로의 확산을 촉진하고자 했습니다.

 

그는 불교를 단지 종교로만 보지 않고, 민족정신의 회복과 실천 윤리의 철학적 기반으로 인식했습니다. 한용운에게 있어서 수행은 고행이 아닌 실천이었으며, 참선은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그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기 위한 내면의 힘을 기르는 행위였습니다.

 


 

일제에 대한 일관된 저항과 비타협의 자세

 

한용운은 생애 동안 일제에 대해 단 한 번도 협력하거나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독립운동으로 투옥된 이후에도 그에 대한 감시는 계속되었고, 1940년대에 들어서도 창씨개명을 거부하고 조선어 신문 발간과 민족 교육을 지지하는 등의 실천을 이어갔습니다.

 

그는 일본 천황에게 충성을 요구받는 문서에도 서명하지 않았으며, 해방을 보지 못하고 1944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민족의 자주와 해방을 위해 일관된 길을 걸었습니다. 그의 묘지명 또한 “너는 물러섰느냐? 나는 물러서지 않았다”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 마지막까지 투사의 자세를 지킨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한용운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한용운의 삶과 사상은 단지 과거의 저항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그의 문학은 감정에 그치지 않고, 이념과 행동으로 나아갔으며, 그의 불교 사상은 개인 구제를 넘어 공동체 구원으로 확장되었습니다. 그는 문학인, 종교인, 활동가로서 경계를 넘나들며 하나의 삶으로 실천한 인물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한용운을 통해 문학이 단순한 감성의 영역을 넘어 어떻게 시대의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배웁니다. 또한, 어떤 이념도 민족 앞에 우선하지 못한다는 그의 태도에서 진정한 실천과 책임의 무게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한용운, 그는 시로 외쳤고, 믿음으로 저항했으며, 끝내 자유를 향한 길에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문학과 삶, 사상과 행동을 일치시킨 이 위대한 인물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