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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3

정종, 피의 난세 속에서 평화를 택한 왕 조선 제2대 국왕, 정종의 삶을 다시 보다조선을 창업한 태조 이성계의 뒤를 이어 즉위한 정종(定宗, 1357~1419) 은 일반적으로 조명을 덜 받는 왕입니다. 왕위에 올랐으나 실권은 동생 이방원(태종)이 쥐고 있었고, 재위 기간도 불과 2년 남짓. 그러나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무장이자 충직한 아들이었으며, 가족을 아끼고 권력을 탐하지 않았던 평화주의적 군주의 면모가 드러납니다. 그의 이름은 본래 이방과(李芳果), 즉위 후에는 이경(李曔) 으로 개명했습니다. 그의 묘호인 ‘정종’은 1681년 숙종 대에 가서야 추증되었으며, 그동안 다른 왕들에 비해 낮은 예우를 받아왔습니다.아버지 이성계를 닮은 무장의 삶정종은 1357년, 함흥에서 태조 이성계와 신의왕후 한씨 사이의 차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첫째 형 이방우.. 2025. 9. 4.
철종, 강화도령에서 조선의 왕으로: 비운의 군주가 남긴 짧은 흔적 천한 신분과 가난 속에서 자란 왕자조선 제25대 국왕 철종(哲宗, 1831~1864)은 조선 왕조 500년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반전을 이룬 인물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원래 그의 이름은 이원범(李元範)으로, 태어난 곳은 한성부 경행방(현 서울특별시 종로구 일대)입니다. 전계대원군의 아들로 방계 혈통에 불과했던 그는, 어린 시절부터 권력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철종은 한때 정치적 위기에 휘말려 강화도로 유배되었고, 14세부터 약 5년간 그곳에서 은거했습니다. 강화도 시절 그는 나무를 해 생계를 유지하며 사람들로부터 ‘강화도령’으로 불렸습니다. 이런 이력 때문에 조선 후기 기록에는 그가 종살이까지 했다는 소문도 전해집니다. 그러나 이는 당시 민심의 동정과 안타까움을 반영한 이야기로, 실제로는.. 2025. 8. 28.
인조, 혼란과 굴욕 속에서도 조선 후기의 기틀을 다진 군주 어린 시절, 왕위와는 거리가 멀었던 소년조선 제16대 국왕 인조(仁祖, 1595~1649)는 왕위 계승 서열에서도 멀리 떨어진 인물이었습니다. 본명은 이종(李倧), 자는 천윤(天胤) 또는 화백(和伯)으로, 선조의 맏손자이자 정원군(훗날 원종)과 인헌왕후 구씨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임진왜란이 한창이던 1595년 황해도 해주행궁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적부터 할아버지 선조의 총애를 받았다는 기록이 전해지며, ‘천윤’이라는 아명도 선조가 지어준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광해군이 왕위에 오른 후 인조의 집안은 위태로운 처지에 놓였습니다. 정권을 장악한 북인은 선조의 서자 출신 광해군을 정통으로 세우기 위해 정적을 제거해 나갔고, 결국 1615년 인조의 이복동생 능창대군이 역모에 연루되어 유배지에서 자결하는 비극.. 2025. 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