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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 정치와 문학의 경계를 넘나든 조선의 시인 정철, 정치와 문학의 경계를 넘나든 조선의 시인 조선 중기, 시와 문장으로 조정을 울리고, 논리와 기개로 정계를 뒤흔든 인물이 있었다. 그는 관료였고, 시인이었으며, 당파 싸움의 중심에서 세 번이나 유배를 다녀왔던 복잡한 인생의 소유자였다.그 이름은 바로 정철. 그의 시문은 오늘날까지도 한국 고전 문학의 백미로 꼽히고, 그가 남긴 정치적 행보는 조선사 속에서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단순한 문장가가 아닌, 한 시대를 통과한 입체적인 인물로서의 정철을 다시 들여다본다. 기개로 충만했던 청년 시절 정철은 1536년 전라남도 장흥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시에 능했으며, 조부와 부친 모두 명망 높은 문신이었던 집안에서 자라 문과로 진출할 수 있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러나 어린 시절 조부와 아버지.. 2025. 8. 18.
윤봉길, 도시락 폭탄으로 제국주의 심장을 흔든 청년 윤봉길, 도시락 폭탄으로 제국주의 심장을 흔든 청년 1932년 4월 29일, 일본 상하이 홍커우 공원. 일왕의 생일과 상하이 점령을 축하하는 기념식이 한창이던 그곳에서, 한 명의 조선 청년이 조용히 다가섰다. 그의 손에는 도시락 모양의 폭탄이 들려 있었다. 그가 던진 그 작은 폭탄은 단지 사람을 해친 것이 아니라, 제국주의의 자만을 무너뜨리고, 전 세계에 조선의 저항 의지를 알리는 사건이 되었다.그의 이름은 윤봉길, 스물다섯의 청년이자, 죽음을 각오하고 조국의 독립을 외친 혁명가였다. 평범했던 소년, 시대를 직시하다 윤봉길은 1908년 충청남도 예산에서 태어났다. 집안은 유교적 전통을 지키던 선비 가문이었지만, 가세는 넉넉지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한문과 유학 경전을 익혔고, 총명하다는 평을 들었다. 그.. 2025. 8. 18.
한석봉, 어둠 속에서 붓을 갈고 예술이 된 글씨 한석봉, 어둠 속에서 붓을 갈고 예술이 된 글씨 조선 시대에 ‘글씨’ 하나로 나라 전체를 감동시킨 인물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한석봉, 본명은 한호(韓濩), 자는 경윤(景澐). 조선 중기 대표 서예가이자 문신인 그는, 예서·해서·행서·초서 모든 서체에 능했고, 당대 최고의 ‘필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도 누군가 글씨를 잘 쓰면 “한석봉 같다”는 말이 나올 만큼, 한석봉은 한국인들에게 서예의 상징 같은 이름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그의 삶은 단순히 천부적 재능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조용한 어둠 속에서, 눈을 감고 마음으로 연습한 고요하고 치열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한석봉의 유년기, 어머니와 촛불 이야기 한석봉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일화가 있다. 바로 “촛불과 바느질” 이야기다. 어린 .. 2025. 8. 18.
이덕무, 책을 사랑한 조선 지식인의 초상 이덕무, 책을 사랑한 조선 지식인의 초상 조선 후기, 권력과 명예보다는 지식과 내면의 수양에 몰두했던 한 사림이 있었다. 그는 높은 벼슬이나 장대한 업적을 남기지는 않았지만, 독서와 사유로 한 시대의 지식문화를 풍요롭게 한 조선의 ‘책벌레’였다. 이름은 이덕무,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실학자이자, 독서가, 문장가였다.겉으로는 검소하고 유약해 보였지만, 그의 글에는 세상과 인간,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날카로운 지성이 살아 숨 쉬었다. 서얼의 울타리를 넘어 이덕무는 1741년(영조 17년) 한성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문은 양반이었으나, 아버지가 서얼(庶孼: 첩의 자식)이었기 때문에 그 역시 중인 이하로 차별받는 신분이었다. 이 시기 조선 사회는 아직까지도 뿌리 깊은 신분제의 영향력이 컸기 때문에, 이덕무가 .. 2025. 8. 17.
곽재우, 붉은 도포의 의병장, 의로움으로 나라를 지켜낸 사나이 곽재우, 붉은 도포의 의병장, 의로움으로 나라를 지켜낸 사나이 1592년, 조선은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이했다. 왜군은 부산에 상륙하자마자 파죽지세로 진격해 경상도를 초토화했고, 조정은 수도 한양을 버리고 도망쳤다. 관군은 전열을 갖추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밀리고, 백성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도망가는 처지가 되었다. 이 혼란한 시기, 관직도 없고 무관도 아닌 한 사람이 붉은 도포를 입고 직접 군사를 일으켰다. 그가 바로 조선 최초의 의병장이자, 민심을 등에 업은 전설의 장수 곽재우였다. 조선의 붓을 버리고 칼을 든 선비 곽재우는 1552년 경상남도 의령에서 태어났다. 본래 문과에 급제한 유학자 출신으로, 조정에 나아가 출세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었지만 그는 과거를 통해 얻게 되는 권세와 관직보다 학문.. 2025. 8. 17.
최승로, 고려 초기의 길을 설계한 유교 정치가 최승로, 고려 초기의 길을 설계한 유교 정치가 고려라는 새로운 왕조가 세워진 지 얼마 되지 않았던 10세기 후반, 나라의 제도와 방향을 바로잡기 위한 고민이 깊어지던 시기. 그때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한 인물이 있었습니다. 그는 고구려 유민의 후손이자 유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나라의 근간을 설계한 학자이자 정치가였습니다. 그 이름이 바로 최승로입니다. 최승로는 왕조 교체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조정의 중심에 서서, 유교 정치질서를 기반으로 한 국가 운영의 틀을 만들어갔습니다. ‘시무 28조’로 잘 알려진 그의 상소는 고려의 정치, 행정, 사상 체계를 정립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으며, 이후 조선 정치사에도 긴 그림자를 드리우게 됩니다. 유학의 씨앗을 뿌린 집안에서 태어나다 최승로는 927년 신라 말에서 고려.. 2025. 8. 17.